옆자리에 골아떨어지신 과장님을 어떻게 깨우고 화장실에 가지 고민했다.이래서 내가 복도자리 예약했는데 과장님은 자기가 몸집이 크다고 은근슬쩍 자리를 바꾸신다. 아 어쩌지 하고 무심코 비행기창밖 어둠으로 눈을 돌린순간 난 눈을 비벼댔다 내가 지금 보고있는게 뭐지?
별들이었다.
수많은 별들 어둠에 빛입자들이 흩뿌려진 밤이었다.순식간에 모든생각을 멈추고 얼굴을 창에붙이고 바라보았다.유리에반사된 다른 잡빛을 지우기위해 담요를 뒤집어쓰고 창에 붙었다. 정말 장관이었다.
옛날 목동들이 왜 별자리를 만들었는지 너무 이해가 되던 순간이었다.빛입자들이 수놓은 밤에 유난히 밝게 빛나는 별들이 자동적으로 지도를 그리게 해주는것이다.
내가 보이던 하늘쪽은 카시오페아랑 독수리자리가 있었다. 여름철별자리.. 분명 저창위쪽으로 더많은 별자리가있을텐데 아 반대쪽 창가는 머가 보일까 너무 아쉽고 답답했다.하지만 그렇게 아름다운 밤하늘이었다.
구름층을 날고있는 비행기 저편 아래에서는 번개가 이따금씩 번쩍였다.이건 무슨 번개가 번쩍이는 반대편에서는 여명이 밝아오고있었다. 점점 어둠이 흐려지고 있었다. 아마 한 이십분 넘게 바라만봤던것같다.그렇지만 나에겐 순간처럼 짧은 찰나였다.
점점 안개같던 여명이 붉고 밝게 빛나고 더강한 빛에 밝은별들은 희미하게 사라졌다. 이제 하늘은 빨간 일출로 바닥에 깔린 구름층이 모습을 드러냈다. 두꺼운 구름층은 거대한 대륙같다. 산맥처럼 솟아오르기도하고 촘촘히 밀집된곳과 느슨하게 저아래 바다가 보이기도한다.
이제 번개도 사라지고 밤에서 아침이되었다. 내 인생에 또한번 아름다운 하늘을경험하는시간이다.
천국보다 아름다운 이라는 영화에서 너무아름다웠던 천국의 배경은 저녁노을이 수만가지 색으로 빛나던 풍경이었다화려한 그하늘을 나는 실제로 본적이 있다.태풍이 있던날 새벽에 빛이 부셔서 일찍 깬적이 있는데 그날 나는 이상하게 깨자마자 홀린듯이 빛나는 곳을향해 집밖으로나갔다
빛을따라서 한강고수부지로간순간 나는 턱이 땅바닥으로 떨어져버렸다
고수부지가 워낙에 하늘을 가리는 장애물이 없던탓도 있지만
난 영화보다 백배는 아름다운 하늘을 보고말았다.
그 색상이 만가지는 넘었고 주변의 시멘트 바닥과 고수부지 노점들도 그 빛에 물들어 어떤게 하늘이고 땅이고 건물인지 구분이 가질않았다
집으로 돌아가야했다 출근해야되서
너무가기싫었지만 몇장의사진을 화질나쁜 핸드폰카메라로찍고 집으로 얼굴을 향하는 순간 깜짝놀랐다. 그아름다운 총천연색의 빛나는 구름과 하늘의 반대편에는 시커먼 먹구름과 잿빛하늘이 서있었다.
마치 하나님과 악마가 대결하는것같은 이상하고도 묘한 구도였다.
그날태풍은 소나기를 뿌린후 우리나라 하늘에서 사라졌다.
난 그때하늘도 잊을수없다.
한참 고민스러웠던 상황속에 있던나는 그하늘을 보고 내얕은 고민을중단하기로하고
마음을비우자고 마음을 먹었다.
노아가 대홍수 끝에 아름다운 무지개를 선물처럼 약속의 증표로받았던것처럼
나는 그날 그 하늘의 일출이란단어로 표현하기어려운 아름다움을 눈으로보는 선물을 받았다.
그리고오늘 다시한번 아름답고 어둠과 빛이 가득한 하늘을 또 선물로 보게되었다.
빛나는 별들아래 구름속에서 번쩍이는 번개는 마지 그리스신화가 왜 탄생했을지 느끼게 해주는 장면이었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광경에 자극된 샘솟는 상상력을 주체할수없다.
신화와 예술은 어떻게보면 인간의 손을 빌려 자연의 영감으로 빛어준 작품이다.
그 광경을난 기억할수있을지
예전에화질나쁜 폰카메라로도 찍었는데
밤의 어둠과 별빛은 예민해서 자동카메라 따위로 담아지지않는다.
역시 카메라는 B셔터가 있어야 제대로된카메라다 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