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秘密(비밀)이 없다는 것은 財産(재산)이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다.
이상
신기해라
갑자기 눈보라가 치길래
창문을보니
아직떨어지지도 못한 은행잎이 샛노랗게 질린듯이 서있다.
파란 버스가 당황스럽게 지나가는데
하얀눈이 트더진 배개에서 쏟아지는 깃털같이 날린다
은행잎도 놀라고 버스도 놀라고 갑자기 트더진 배개속처럼 눈도 놀라고
나도 놀랐다.
갑자기 쏟아지는 첫눈에
이중섭
옛날에 너덜너덜한 고책같은 이중섭 책이 집에 굴러다녔었다.
글씨가 세로로 인쇄되어있는 진짜 옛날책.
그래서 읽어볼생각도 않했었는데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책이라고했다.
같은책인지는모르겠지만
서점에서 20프로 할인행사를 하는 이중섭책을 봤다.
드라마에 나와서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는듯했다.
책도얇고 그림도많고 술술읽히는 책이었다.
부인에게 보내는 편지글이었는데
한문장 한문장 부인을 생각하는 마음이 절절했다.
편지로는 금방이라도 함께 할수있는 희망이 벅차는 글들이었는데
실제로는 함께할수없어서 즐겁고 기쁨으로가득찬 문장들이 슬퍼보였다.
그런데 사실 중섭이 아내에게 그리고 아이들에게 보낸편지보다더
내마음을 깜짝 놀라게한건
마지막에 구상 시인의 이중섭에대한 글이었다.
이중섭이 죽게된이유였다.
그 이유가 내마음에 콱하고박혔다.
사랑하는 꿈에도 그리던 가족을 만나기를 포기한이유
두가지 속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다가 극단적으로 가지않겠노라 정한 그마음이 아주 이해가되면서 참으로 여린그의마음이 안되었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아빠가 나한테 이야기해준게 있는데
우리아빠도 사람이 참 순진하고 좋은사람이다.
좀 급하고 무대포인점도 있지만
사람은 약아야한다고
자기가 진짜 원하는걸 찾아서 선택해야한다고
자기가 못그랬다고
나는 그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그때 들을때는 그이야기가 무슨이야기인줄 알지 못했는데
이제 그이야기가 마음에 닿아왔다.
글쎄 나는 그럴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