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September 23, 2013

아무것도 아닌

살면서 선택의 기로에 서있지 않았던 순간이 있었을까?

그런데 어느순간 선택이라는 이름으로
나는 내 순간순간을 명백한 흑과 백으로 나누고 있었던게 아닐까 싶다.

아무것도 아닌 회색지대는
나한테 무척이나 불편했던것 같다.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고
옳지도 그르지도 않은 것

편협하지 않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애매모호한 순간을 견디는게
더없이 불편하고

피를흘리더라도
전쟁에서 이기든지 아니면 패하든지
끝을 보는 성격이었나보다 나는.

생각해보니 우리나라는 언제 끝날지 모를 휴전상태로 몇십년을 지냈구나..

내가 사는 곳에서는 지금도 회색같은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나는 줄타기를 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한발은 땅에 한발은 줄위 또는 허공위를
허우적 대고 있던게 아닐까 생각이든다.

아무것도 아닌 상태
어떤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아니 결정하지 않는 상태
나는 이런적이 별로 없었나보다.
적응이 안되는것 같다.

그래서 받아들이는것도 힘들다.
그런데 받아들이지 못하면

나는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것이다.
그러면 결국 난 내가 한 모든것에 대해서 후회..
되돌아보거나 번복하거나 또는 받아들이지 못한채로 미아처럼 떠돌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있는 그대로 나를 먼저 보는게
흰색과 검정이 뒤섞여 뿌옇게 된 물컵에 부유물이 가라앉을때까지
지켜보고 기다리고 가만히 있어야 할때도 필요하다는걸

앞으로를 내마음대로 예측하거나 바라지 말고
촘촘이 쌓여진 기대와 앙금이 녹아버릴때까지
나는 지금 이상태를 지나가야하나보다.

Wednesday, September 11, 2013

이스쿨


다시가면 이번에는 풍덩하고 뛰어들어야지

사람이라서

사람이라서 참 후회가 많다.
살면서 후회라는걸 피할수는 없겠지만
선택을 해야하는 순간 후회라는 그림자도 같이 따라 다니기 마련이다.
그게 빛을 선택하든지 어둠을 선택하든지말이다.

선택에 따라서 그 그림자는 추억이 될수도 있고 절망이 될수도있다.

후회하지 않을수 있을까?
왜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는것일까...

순간순간은 당연히 후회를 느낄수 있겠지만
그 후회  라는것에 사로 잡혀 있으면 안된다는 것을 안다.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는것이 전체적인 인생에서 후회가 절망으로 떨어지는것을 막아줄수있다.

그런데 나라는 사람은 이 책임을 지는것에 대한 능력이 참으로 바닥을 보이는구나 라는것을 깨닫는다.
뒤적이는것 마다 후회와 한숨 눈물이라면 이제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 것일까.

또 다시 선택의 기로에 놓여졌다.
옳고 그름의 문제 일때는 편할 거라 생각 했는데
당연히 옳은 것을 택하면 되니까

그런데 옳은 것을 택할 용기가 능력이 나에게 없다는걸 알때
절망 하게 되고 그리고 그 절망이 그름을 택하게 되어
내가한 선택에 후회하게 될때

그때 절망의 그림자가 나를 덮어버린다.
내가 가진 반짝이는 빛은 저주가 되는것이다.

인생에서 겪을수 있는 일들은 참으로 다양하고 생각지도 못한다.
그리고 감당할 수 있는 어려움만 온다고 하는데
하나하나가 다 나를 뛰어넘어버리고 나는 황망한 마음에 정신이 없어진다.
 
내일 내가 어디에 있을지
내가 내일 살아있을지 죽어있을지 모르는것이다.

이 물구멍에 휩쓸려 내려가는 회오리처럼 온전한 생각은 사라지고 좁디 좁은 구멍으로
자꾸만 내생각이 빨려 들어 가는것 같다.

나는 사람이고 사람이 위대 해질 수 있다는 생각,
사람은 순수하고 아름답다는 생각, 가치있고 생명 이라는 생각에서
점점 그늘 지고 축축하며 곰팡내 나는 담요로 덮어 냄새 나는 것을 가리운
구석진 어둠이 그리고 추하고 더러움 이라는 것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 라는 것을
담담하게 받아 들여야만 한다.

두가지 다 공존할수 없는데
사람은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있다.
그러나 두가지가 가능성이 있다면 언젠가는 모든 사람은 그 구덩이에 발을 조금씩 담그다 어느순간 서서히 늪으로 목구멍으로 콧구멍으로 머리정수리까지 빠지게 되는 순간이온다.

무섭고 절망적인 그 느낌 에서 완전 하게 정전이 된것 같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아이러니하게도 그럴때 간절히 원하는것이 빛이다.

빛을 갈망할 수 있는 순간
보이지 않을때 보고싶고 어두울때 빛이한줄기만 있다면
숨이 쉬어지고 이제 살았다는 생각

그러나
우물에 떨어져서 하늘만 보고 있다면 거기 가만히 앉아있으면 나올수 없다.
난 어떻게 이 덩그라니 떨어진 우물에서 저기 멀리있는 빛으로 올라갈수 있을까.
다리가 풀리고 정신이 나가고 온몸은 멍투성이라 관절이 쑤실때
내가 어떻게 이 수직으로 난 길도아닌 높은벽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나.
나에게는 힘이 없다.
나를 건져주시는 분이 없으시다면
나는 저주받은사람이다.

그러나 나를 건져내어 저 빛으로 그리고 하늘과 구름과 햇빛과 잎사귀를 흔드는 바람을 다시 느끼게 해주신다면
나에게는 그 모든것이 축복이다.
있는것이 이 모든것이 축복이다. 건져주신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