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선택의 기로에 서있지 않았던 순간이 있었을까?
그런데 어느순간 선택이라는 이름으로
나는 내 순간순간을 명백한 흑과 백으로 나누고 있었던게 아닐까 싶다.
아무것도 아닌 회색지대는
나한테 무척이나 불편했던것 같다.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고
옳지도 그르지도 않은 것
편협하지 않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애매모호한 순간을 견디는게
더없이 불편하고
피를흘리더라도
전쟁에서 이기든지 아니면 패하든지
끝을 보는 성격이었나보다 나는.
생각해보니 우리나라는 언제 끝날지 모를 휴전상태로 몇십년을 지냈구나..
내가 사는 곳에서는 지금도 회색같은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나는 줄타기를 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한발은 땅에 한발은 줄위 또는 허공위를
허우적 대고 있던게 아닐까 생각이든다.
아무것도 아닌 상태
어떤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아니 결정하지 않는 상태
나는 이런적이 별로 없었나보다.
적응이 안되는것 같다.
그래서 받아들이는것도 힘들다.
그런데 받아들이지 못하면
나는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것이다.
그러면 결국 난 내가 한 모든것에 대해서 후회..
되돌아보거나 번복하거나 또는 받아들이지 못한채로 미아처럼 떠돌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있는 그대로 나를 먼저 보는게
흰색과 검정이 뒤섞여 뿌옇게 된 물컵에 부유물이 가라앉을때까지
지켜보고 기다리고 가만히 있어야 할때도 필요하다는걸
앞으로를 내마음대로 예측하거나 바라지 말고
촘촘이 쌓여진 기대와 앙금이 녹아버릴때까지
나는 지금 이상태를 지나가야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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